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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

후투티 / Upupa epops / Eurasian Hoopoe

by YYGoldcrestYY 2023. 9. 22.

후투티(Upupa epops)는 우리나라에 흔한 여름철새이자 나그네새이다. 3월에 도래를 시작하여 9월까지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다. 매우 이례적으로 월동하는 개체도 있다고 한다.

후투티는 눈에 띄는 머리깃을 가지고 있어 다른 새들과 혼동될 일이 없다. 부리는 길고 아래로 굽어있으며, 머리깃의 끝에는 검은 반점이 있다. 이 반점은 개체마다 다른 듯하다. 주황빛이 도는 몸은 멀리서도 후투티의 존재감을 뿜어내서 찾아내기 매우 쉽다.

2022년 8월 26일 - 우포늪에서 관찰한 후투티, 길고 아래로 굽은 부리와 눈에 띄는 머리깃, 주황빛 몸을 관찰할 수 있다.
2022년 8월 26일 - 우포늪에서 관찰한 후투티, 주황빛 몸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후투티는 긴 부리로 땅을 찌르며 땅 속의 곤충을 먹는데, 땅강아지를 좋아하고 주로 먹는다고 한다. 내가 관찰했던 후투티도 무언가를 땅 속에서 빼서 먹었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니 땅강아지인 듯하다.

땅강아지는 땅 속에서 소리를 내는 곤충으로 알고 있는데, 후투티는 땅 속에 있는 땅강아지를 소리를 이용해 찾는 것일지 본능적인 사냥감각으로 찾는 것일지 궁금하다.

2022년 8월 26일 - 우포늪에서 관찰한 후투티, 땅강아지로 보이는 곤충을 부리에 물고 있다.
2022년 8월 26일 - 우포늪에서 관찰한 후투티, 땅강아지로 보이는 곤충을 잡아 던져서 한 번에 삼켰다.


후투티를 관찰할 때 주변에 길고양이가 있었는데, 길고양이가 자세를 낮추고 바닥에 있는 후투티를 향해 가길래 후투티가 사냥당하는 줄 알고 손으로 막 휘저어서 후투티를 다른 쪽으로 보내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후투티가 우포늪에 사람이 많이 다녀서인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편이라서 안 날아가고 있길래 정말 마음 졸였는데 고양이가 오는 것을 알았는지 다행히도 위에 매달려있던 줄 위로 올라갔었다.

나는 고양이도 새도 모두 좋아하지만 가끔 사냥하려는 고양이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새한테 빨리 도망치라고 외치기도 한다. 최근에는 길고양이가 새를 이유 없이 많이 사냥해서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길고양이를 챙겨주는 사람들 간에 갈등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책임질 수 있고 환경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고양이를 챙겨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

후투티를 사냥하려고 다가가던 고양이.


후투티는 강릉에서는 딱 한 번, 친구 집 마당에서 날아가는 모습을 관찰한 적이 있고 본격적으로 탐조할 때는 후투티를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어서 후투티가 굉장히 보기 힘든 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포늪에 탐조를 갔었을 때 주차장에서 들어가자마자 있는 잔디밭에 후투티 3-4마리가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후투티는 주로 남부지방보다는 중부지방에서 많이 관찰된다고 한다. 저번에는 한 번 학교 선배가 학교에서 후투티를 봤다고 하고 옥천에서 군생활을 하는 친구도 후투티가 많이 보인다고 말해줬는데, 아무래도 내가 후투티를 잘 못 찾는 것 같다. 다음에는 꼭 강릉에서 탐조할 때 후투티를 마주쳤으면 좋겠다.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자연과생태, 박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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