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동고비 / Sitta europaea / Eurasian Nuthatch

YYGoldcrestYY 2023. 9. 20. 23:16

동고비(Sitta europaea)는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텃새이다.

주로 낙엽활엽수림에서 발견되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소나무가 많은 강릉에서보다는 등산을 갔던 설악산이나 오대산 같은 활엽수가 많은 곳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동고비는 딱다구리처럼 나무줄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똑바로 매달려 위아래로 움직이는 딱다구리와는 다르게 거꾸로 매달려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크기는 쇠딱다구리와 비슷한데 이 때문에 딱다구리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자주 있곤 하다.

2023년 8월 27일 - 곰배령에서 관찰한 동고비, 나무줄기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
2022년 8월 26일 - 우포늪에서 관찰한 동고비,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내려온다.


동고비는 나무껍질 속에 있는 곤충을 잡아먹거나 작은 나무열매를 먹는다. 곤충을 찾기 위해 나무껍질을 벗겨내는 모습이 딱다구리와 비슷해서 사람들이 더 헷갈려하는 듯하다.

동고비의 둥지는 딱다구리가 쓰던 둥지를 다시 쓰거나 나뭇가지가 떨어져 나간 움푹한 구멍을 이용한다고 한다. 입구가 크면 흙이나 나뭇가지, 나무껍질 등을 이용해 막아서 사용한다.

2022년 10월 1일 - 오대산에서 관찰한 동고비, 나무의 움푹한 구멍을 나뭇가지로 막고 둥지처럼 사용한다. 입에는 씨앗으로 보이는 열매를 물고 있다.


동고비의 몸 윗면은 청회색으로 덮여있고, 얼굴에는 까만 눈선이 있다. 옆구리와 아래꼬리덮깃은 꼭 바지를 입은 것처럼 주황빛을 띠는데, 이 색이 엷으면 암컷이라고 한다.

사실 엷다의 기준이 조금 모호해서 헷갈리지만 아래꼬리덮깃은 뚜렷하게 차이나는 편이라서 야외에서는 확실하게 구분이 어렵지만 포획하여 조사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듯하다.

2022년 10월 1일 - 오대산에서 관찰한 동고비, 날개 아래 옆구리와 살짝 보이는 아래꼬리덮깃이 밤색으로 보여 수컷인 듯하다.
2023년 8월 27일 - 곰배령에서 관찰한 동고비, 아래꼬리덮깃의 밤색이 살짝 관찰되어 수컷인 듯하다. 암컷은 밝은 귤색이다.
2022년 8월 26일 - 우포늪에서 관찰한 암컷 동고비, 살짝 가려진 아래꼬리덮깃이 수컷보다 밝은 귤색을 띤다.


동고비는 등산을 갈 때면 꼭 마주치는 새인데, 산에 가면 항상 동고비 소리가 들린다. 신기하게도 등산로 근처에서 관찰하는 동고비는 경계심이 심하지 않은지 꽤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등산을 가면 체력적으로 힘들거나 발 디딜 곳을 보느라 새를 잘 관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보이는 동고비는 잠깐의 휴식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산을 오르는데만 집중하지 않고 주변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식물들을 찾고 관찰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자연과생태, 박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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